담보비율, 숫자 속에 숨겨진 진실
민사소송을 준비하면서 가장 오래 바라본 숫자 중 하나는 담보비율이었습니다.
처음에는 그저 계좌에 표시되는 하나의 수치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거래내역을 하나씩 시간 순서대로 살펴보고, 제가 직접 했던 자기매도상환과 그 이후의 계좌 상태를 확인하기 시작하면서 담보비율이라는 숫자는 전혀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이 숫자는 도대체 어떻게 계산된 것일까?
그리고 더 중요한 질문이 생겼습니다.
반대매매가 이루어지기 직전, 실제 담보비율은 얼마였을까?
처음에는 담보비율이라는 말조차 낯설었습니다
주식 거래를 하고 있었지만 담보비율이 어떤 방식으로 계산되고, 반대매매와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세세하게 알고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사건이 발생한 뒤에야 하나씩 찾아보기 시작했습니다.
어떤 금액이 담보평가에 포함되는지, 매도한 주식은 언제 계좌에 반영되는지, 자기매도상환을 하면 담보 상태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처음 접하는 용어와 숫자들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결국 이 숫자를 이해하지 못하면 제가 겪은 일을 제대로 설명할 수 없었습니다.
거래내역과 담보비율을 함께 보기 시작했습니다
앞선 글에서 살펴본 것처럼 2024년 2월 28일에는 제가 직접 실행한 거래가 있었습니다.
오후 3시 29분, 포스코DX 500주를 53,000원에 매도했고, 오후 4시 3분에도 110주를 53,000원에 매도했습니다.
저에게 중요한 것은 단순히 매도했다는 사실이 아니었습니다.
그 거래가 자기매도상환으로 처리된 이후 계좌의 담보 상태가 어떻게 달라졌느냐였습니다.
그래서 거래내역과 담보비율 자료를 따로 보지 않고 함께 놓고 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사건을 바라보는 질문도 달라졌습니다.
141%라는 숫자
제가 자료를 살펴보면서 중요하게 보게 된 숫자는 **141%**였습니다.
2월 28일 자기매도상환 이후 제가 확인한 담보비율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자연스럽게 의문이 생겼습니다.
담보비율이 141%까지 회복된 상태였다면 다음 날 반대매매는 왜 실행된 것일까?
처음에는 증권사 측에서 담보부족을 이유로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이후에는 장중상회등록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설명이 등장했습니다.
여기서 저는 다시 기록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설명은 달라질 수 있지만 거래가 이루어진 시간과 계좌에 남아 있는 숫자는 그대로였기 때문입니다.
숫자보다 중요한 것은 숫자의 근거였습니다
소송을 준비하면서 알게 된 것이 있습니다.
법원에 단순히
“담보비율이 141%였습니다.”
라고 주장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왜 141%라고 말할 수 있는지 보여주어야 했습니다.
어떤 거래가 이루어졌는지,
그 거래가 어떻게 처리되었는지,
그 결과 어떤 금액이 계좌에 반영되었는지,
그리고 그 자료를 근거로 담보비율을 어떻게 확인할 수 있는지를 연결해야 했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숫자 자체가 아니라 그 숫자에 도달하는 과정이었습니다.
같은 자료도 무엇이 포함되었는지 살펴봐야 했습니다
자료를 검토하면서 또 하나 중요하게 생각하게 된 것은 산정자료의 구성이었습니다.
숫자가 적혀 있다고 해서 그것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
어떤 항목이 포함되어 있는가?
어떤 항목이 빠져 있는가?
거래가 어느 시점에 반영되었는가?
를 확인해야 했습니다.
특히 담보비율처럼 여러 금액을 기초로 계산되는 숫자는 작은 차이가 결과를 바꿀 수 있습니다.
그래서 자료를 볼 때 최종 숫자만 보는 것이 아니라 그 숫자가 만들어진 근거를 하나씩 확인하기 시작했습니다.
반대매매가 실행된 시간도 다시 보았습니다
그리고 다시 시간으로 돌아왔습니다.
반대매매는 2024년 2월 29일 오전 8시 43분에서 8시 44분 사이에 실행되었습니다.
그런데 이후 확인한 증권사 회신문에는 오전 8시 50분이라는 시간이 등장했습니다.
저에게는 이 몇 분의 차이도 그냥 지나칠 수 없는 기록이었습니다.
실제 실행 시간과 안내된 기준 시간 사이에는 어떤 관계가 있는가?
이 역시 누군가의 기억으로 판단할 문제가 아니라 자료를 통해 확인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증권사의 설명이 달라지면서 질문은 더 커졌습니다
처음 제가 이해했던 반대매매 이유는 담보부족이었습니다.
그런데 소송과 민원 과정에서 자료를 확인하다 보니 설명의 중심이 장중상회등록 미실시 쪽으로 이동했습니다.
그러자 또 다른 질문이 생겼습니다.
담보부족 때문에 반대매매가 이루어진 것인지, 담보비율은 회복되었지만 별도의 등록이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반대매매가 이루어진 것인지.
두 설명은 같은 말처럼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어느 한쪽의 설명을 먼저 믿기보다 다시 증거를 살펴보기 시작했습니다.
거래내역, 담보비율 산정자료, 증권사의 회신, 그리고 시간 기록을 서로 대조했습니다.
숫자는 혼자 진실을 말하지 않았습니다
처음에는 141%라는 숫자를 발견하면 모든 것이 설명될 것이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소송을 경험하면서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숫자 하나만 떼어놓고 보면 그 숫자가 왜 중요한지 알 수 없습니다.
거래내역이 있어야 했고, 거래 시간이 있어야 했고, 자기매도상환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확인해야 했으며, 증권사의 설명과도 비교해야 했습니다.
그 모든 자료가 연결되고 나서야 141%라는 숫자의 의미를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증거 읽기 포인트
담보비율과 같은 숫자 자료를 볼 때 저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 숫자는 어떤 자료를 근거로 계산되었는가?
계산에 포함된 항목과 제외된 항목은 무엇인가?
거래가 반영된 시점은 언제인가?
상대방이 설명하는 숫자와 실제 자료가 일치하는가?
같은 사건에 대한 설명이 처음부터 일관되어 있는가?
숫자를 보는 것보다 숫자가 만들어진 과정을 보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함께 참고하면 좋은 사이트
대한민국 법원 전자소송포털
민사소송을 진행하면서 거래내역과 같은 자료를 증거로 활용하려면, 단순히 자료를 가지고 있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어떤 사실을 증명하기 위한 자료인지 정리하여 법원에 제출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전자소송을 직접 진행하는 경우 대한민국 법원에서 운영하는 전자소송포털을 통해 사건 진행과 전자소송 관련 절차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https://ecfs.scourt.go.kr/psp/index.on
*민사소송 이야기 제2편 제1장
소송 노트
민사소송을 하면서 저는 숫자가 객관적이라고 해서 그 숫자를 무조건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숫자는 분명 중요한 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숫자가 어떤 자료를 바탕으로, 어떤 기준으로, 어느 시점을 기준으로 계산되었는지를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담보비율 141%라는 결과만 바라보지 않았습니다.
그 숫자까지 도달하게 된 거래와 시간, 계좌의 변화와 자료들을 하나씩 연결해 보려고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처음에는 보이지 않았던 사건의 모습이 조금씩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에필로그 — 결국 증거는 연결되어 있었습니다
제2편을 쓰면서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증거는 처음부터 모든 것을 말해주지 않았습니다.
거래내역 한 장도, 담보비율 하나도 그것만으로 사건 전체를 설명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흩어져 있던 기록을 시간 순서대로 놓고 서로 연결하기 시작하자 조금씩 하나의 이야기가 만들어졌습니다.
증거 → 거래내역 → 담보비율.
그리고 저는 소송을 준비하면서 중요한 것을 하나 배웠습니다.
내가 무엇을 주장하고 싶은가보다 먼저, 기록이 실제로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는 것.
그것이 제가 이 사건의 증거들을 다시 들여다보면서 배운 가장 큰 것이었습니다.












